[문영준의 단상] 자신의 영정 사진은?
[문영준의 단상(斷想) 0215]
자신의 영정 사진은?
아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 두 개를 보고 있다
라스트 레터 (2020)를 끝내고
지금은 러브레터 (1995) 보고 있는중이다
여기가지 생각거리가 떠올라서
잊혀지기 전에 쓰놓을려고
컴과 마주하고 있다
1987년의 여름으로 기억한다
나도 꽤나 뭔가를 쓰고 싶었나 보다
그 여름이 끝나고
나에게 남은 것은
나의 편지에 대한 답장 100통 가량과
일기장 7권 정도 였으니….
그 당시 나는
만년필을 애용했다
흔히 사용하는
군청색의 파카 잉크 보다는
파일롯의 슈퍼 블랙을 선호했다
지금 생각해도
난 참 작은 것에도
나만의 것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한 때는 Dell 컴만 사용하다가
이제는 Apple만 사용한다…
늘 이런 식이다….
어느 한 시기에 내가 설정해 놓은
품질을 통과한 제품만 사용한다…
학교도 마찮가지다
사립대도 좋은 곳이 많겠지만
난 평생 국립대학만 다녔다 (주립대 포함)
그들이 설정해 놓은
기준과 가치에 내가 공감하는 것일 것이다
25년 간격으로 개봉된
이 영화들을 보면서
만약에 필요하다면
문득 나의 영정 사진으로는
어떤 것이 사용될까…. 하고
곰곰히 생각봤다
난 최근에 나의 사진을 거의 찍지 않는다
찍게 된다면 성화에 못 이겨서 등장할 뿐….
50대에 나의 어머니는
손수 영정사진을 마련하셨고
59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약 30년에 걸친 투병의 결과였다….
누구도 그렇게 오래 살 것이라고
예상을 하지 못하였지만
초인적으로 살아남으셨다….
누군가 그 사람을 기억하는 한
그 사람은 우리 곁에 살아남아 있는 것이라는
대사가 강력히 뇌리에 남는다…
나도 누군가 기억할까?
난 아주 이른 시기에
비록 한 집안의 장손이었지만
나의 2세를 갖기 않기로 결정했다…
그 누군가와 나와 같은
삶은 살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세상과 함께하려면
늘 연기를 해야했고…
지금도 그 연장선에 있지만
세상과의 괴리는 더욱
커져만 간다….
난 내가 기억되길 바라는 것일까?
그것 마저 모호하지만
어떤 영정사진이 골라질지…..
궁금은 하다….
다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어머니께 들은 말이 하나 있다
미국에서 일본으로 가기전에
2주 가량 한국에서 머문적이 있다
추석에 올게라고 떠난 그날 이후
약 1달이 채 안되어 난
‘모친상’으로 한국으로 일시 귀국한다…
바로 그 때 어머니가 한 말씀이다…
“영준아 난 네가 자랑스럽다…”
지금 나는 자랑스러울만 한 일을 하고 있는가?
스스로 자문하며 마음을 다잡아 본다…
by young v. 24.1.19
07/1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