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형설지공의 꿈 [문영준의 단상] 왜 우린 늘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을 쫓을까?
[문영준의 단상(斷想) 0210]
흩어진 형설지공 螢雪之功 의 꿈
왜 우린 늘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을 쫓을까?
내가 국민학생(초등학생) 때의 일이다
4살 위의 친누나랑
불꽃놀이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다
대구에는 미군부대가 도심에 있어서
독립기념이 되면 어마 어마한
불꽃을 쏘아 올리는데
그 당시 앞산(대덕산) 밑에 살고 있던
누나와 아버지….
누나가 떨어지는
그 영롱한 불꽃이 가지고 싶다고
말해서
아버지의 등에 업혀서
같이 찾아 나섰다고 한다…
아버지는 아실텐데….
(국립대학교 명예교수다)
왜? 찾아나섰을까?
아마도 내가 국민학교들
들어갈까 말까했을 나이에
시골의 할아버지댁에
놀러 갔던 때의 이야기다
그당시 할아버지집은
초가집….
담장 대신으로
탱자나무가 심어져 있었는데
여름 저녁 무렵에
그 주위에는 반딧불이
무지 무지 밝게 빛나고 있었고
누나랑 나는
그것들을 많이 잡아서
방안에 풀어 놓으면
멋진 조명이 될 줄 믿었고
어마 어마한 수의
반딧불을 채집하여
방으로 가서 풀어 놓았는데….
그 방에서 반딧불은
결코 빛나지 않았다
아마 그때 였을 것이다
어쩌면 사랑하는 사람도
이렇게 소유하려고 들면
그 사랑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고…
그 당신
난 7살이 되었을까 말까한
나이였다…
난 늘 그렇게 바빴다
부모님이 내가 5살쯤에 물었다
영준이는 유치원 안가?
응… 나 바빠….
그 말 한 마디로
난 국민학교 입학 당일
한글을 깨치지 않고
입학한 단 1명의 신입생이 되었고
그일로
어머니는 담임께 불려가셔야만 했다…
어쩌면 내가 지금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어릴 때 제도화된 교육에
얽매지 않아서 인듯하다…
난 상당히 자주 등교 거부를 했고
초등학교 6년동안
그 흔한 개근상 한 번 타지를 못했다…
그렇지만 생생한
삶의 체험담을
엄마로 부터 들었다
간호장교로 예편해서
보건소에서 근무하셨던
그 긴박했던 순간의
메디컬 드라마를
듣고 자랐던 것이다….
형설지공
즉 반딧불과
흰 눈에 반사되는 빛으로
공부했다는 것은
나의 체험에 의하면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 듯하다….
그러나 하나 ….
어쩌면 우리 주위에는
박제가 되어버린
너무나 많은 천재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이상의 ‘날개’의 첫 문장이다…
by young v. 23.1.19
07/08/2024